녹내장 검사, 왜 이렇게 여러 개를 받나요?

녹내장 검사가 여러 개인 이유는 검사마다 보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안과학회는 안압만 확인하는 선별검사로는 녹내장을 찾아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못 박습니다.

녹내장 검사가 여러 개인 이유는 검사마다 보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안압계는 눈의 압력을, 시야검사는 손상의 범위를, 시신경 사진과 빛간섭단층촬영은 신경의 모양과 두께를 봅니다[1].

미국안과학회는 안압만 확인하는 녹내장 선별검사로는 녹내장을 찾아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못 박습니다[2]. 녹내장을 확실히 진단하는 방법은 종합적인 눈 검사뿐이라는 것입니다[2].

"1. 시야검사 2.망막검사 3.시신경 검사 4.각막 세포내피검사 5.FP 신경검사 기타 안압,시력검사등 이렇게 검사 다했는데... 이정도면 정확하게 한건가요?"

실제 질문 게시판의 이 사연처럼, 검사 목록을 받아 들고 나서 오히려 혼란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압만 재면 안 되나요?

안압검사 하나로는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대부분을 걸러내지 못합니다. 질병관리청은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70~80%가 안압이 정상인데도 생긴 정상안압녹내장이라고 적습니다[1].

실측 자료가 이 구조를 보여 줍니다. 충청 남일면 40세 이상 주민 1,532명을 조사한 남일연구에서 원발개방각녹내장 유병률은 3.5%였습니다[3].

그중 안압이 21mmHg 이하인 경우가 2.7%였습니다[3]. 안압이 22mmHg 이상인 경우는 0.8%였습니다[3].

안압의 정상범위는 일반적으로 10에서 21mmHg입니다[1]. 안압만 재고 끝냈다면 이 2.7%는 이상 없음으로 넘어갔을 사람들입니다[1][3].

그렇다고 안압검사가 덜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질병관리청은 안압이 녹내장의 발생과 진행에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므로 반드시 측정해야 한다고 적습니다[1].

첫 진료뿐 아니라 경과를 볼 때도 매번 필요한 검사입니다[1].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하는데도 녹내장이 진행하는 경우에는 하루 동안의 안압 변화를 연속으로 재기도 합니다[1].

시력이 1.0인데 왜 검사를 받으라고 하나요?

녹내장은 시력이 좋은 상태에서도 진행합니다. 손상이 주변 시야부터 시작되고 중심 시야는 말기까지 비교적 잘 보존되기 때문입니다[1].

시력표를 읽는 것은 중심 시야가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시력이 1.0이라는 사실은 녹내장이 없다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1].

질병관리청이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실명'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1]. 원발개방각녹내장과 정상안압녹내장은 서서히 진행해 초기에 환자가 거의 자각하지 못합니다[1].

두 눈에 동시에 생기는 경우가 흔한 것도 자각을 늦춥니다[1]. 한쪽 눈의 손상이 심해도 다른 눈이 보완해 주기 때문입니다[1].

증상이 왜 이렇게 늦게 나타나는지는 녹내장 초기 증상 글에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검사는 각각 무엇을 보나요?

검사마다 눈의 다른 부분을 확인합니다. 질병관리청이 정리한 녹내장 검사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1].

검사 무엇을 보는가
문진 과거병력, 복용 중인 약물, 가족력, 전신증상, 생활습관[1]
안압검사 눈 안쪽의 압력. 필요하면 하루 동안의 변화까지[1]
전안부검사 세극등현미경으로 각막과 홍채의 모양, 전방각의 깊이. 전방각경검사로 배출 통로 상태[1]
시신경검사 검안경으로 직접 보거나 시신경유두 사진을 찍어 손상의 모양과 정도[1]
시야검사 손상된 시야의 범위와 심한 정도[1]
망막신경섬유층촬영 시신경유두를 향해 뻗은 신경섬유층의 음영이 사라졌는지[1]
빛간섭단층촬영(OCT) 망막신경섬유층의 두께를 숫자로[1]
각막두께측정 안압 수치가 정확한지, 보정이 필요한지[1]

세극등현미경은 눈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앞쪽 구조를 들여다보는 기본 검사입니다[1]. 시신경유두는 시신경이 눈 안쪽에서 시작되는 자리로, 안저 사진에 동그랗게 보이는 부분입니다.

전방각은 방수가 눈 밖으로 빠져나가는 배출 통로가 있는 곳입니다[1]. 방수는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안구 속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투명한 액체입니다[1].

망막신경섬유는 망막이 받은 빛 정보를 전기 신호로 바꿔 시신경으로 보내는 통로입니다[1]. 녹내장에서는 이 층이 손상되고 소실되며, 그 자리는 빛이 도달해도 뇌까지 전달되지 않아 시야에 결손이 생깁니다[1].

빛간섭단층촬영은 빛으로 눈의 단면 영상을 얻는 검사이고, 질병관리청은 이를 일종의 눈 CT에 해당한다고 설명합니다[1]. 재현성이 높고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검사의 장점으로 꼽힙니다[1].

각막두께를 재는 이유는 안압 수치 자체를 검증하기 위해서입니다[1]. 남일연구에서는 녹내장이 있는 눈과 없는 눈의 평균 각막두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3].

폐쇄각녹내장이 의심되면 검사가 하나 더 붙습니다. 초음파생체현미경과 전안부 빛간섭단층촬영은 눈 앞쪽 구조를 정밀하게 평가하며 특히 폐쇄각녹내장 진단에 유용합니다[1].

시야검사 하나로 확진이 되나요?

시야검사만으로 녹내장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남일연구가 진단을 내린 방법이 그 답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이 연구는 시신경유두 모양, 망막신경섬유층 양상, 시야검사 결과, 그 밖의 안소견을 종합해 녹내장으로 판정했습니다[3]. 항목 하나가 아니라 넷을 함께 놓고 본 것입니다.

시야검사가 덜 중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질병관리청은 시야검사를 녹내장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검사라고 적습니다[1].

역할이 다를 뿐입니다. 시야검사는 손상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재고, 시신경 사진과 빛간섭단층촬영은 신경이 어떻게 생겼고 얼마나 얇아졌는지를 봅니다[1].

받은 검사가 충분한지는 결과지를 함께 보는 담당 의사가 판단할 몫입니다. 검사 항목이 각각 무엇을 보는지 알아 두면 그 설명을 훨씬 잘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녹내장 검사를 받으면 백내장도 확인되나요?

녹내장 검사와 백내장 검사는 목적이 다릅니다. 녹내장 검사의 전안부검사는 각막과 홍채의 모양, 전방각의 깊이를 보고 전방에 염증이 있는지 확인해 속발성녹내장을 감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1].

속발성녹내장은 다른 눈 질환이나 전신 질환 때문에 안압이 올라가 생기는 녹내장입니다[1]. 진행된 백내장도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1].

그래서 진행된 백내장이 있는지는 녹내장 진료 과정에서도 확인 대상이 됩니다[1]. 다만 백내장의 정도를 평가하는 것은 목적이 다른 검사이므로, 함께 보고 싶다면 진료 때 그렇게 말해 두는 편이 확실합니다.

검사가 끝나고 눈이 부시고 흐린 건 왜 그런가요?

동공을 넓히는 산동제를 넣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국립눈연구소는 동공을 넓히면 눈 안으로 빛이 더 들어와 의사가 눈 속을 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합니다[4].

어두운 방의 문을 열면 빛이 들어오는 것과 같다고 이 기관은 설명합니다[4]. 시신경과 망막을 보려면 이 과정이 필요합니다[4].

검사 후 몇 시간 동안은 시야가 흐리고 빛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4]. 그래서 선글라스를 챙기고 귀가 운전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라고 권합니다[4].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거나 눈 통증이 함께 있다면 검사를 받은 병원에 연락하는 편이 좋습니다. 녹내장 검사 대부분은 통증 없이 진행되지만, 소요 시간과 절차는 병원마다 조금씩 다릅니다[1].

CT나 MRI를 찍자고 하면 무슨 뜻인가요?

녹내장이 아닌 다른 시신경질환을 감별하려는 것입니다. 질병관리청은 일부 환자에서 안와 컴퓨터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을 시행한다고 적습니다[1].

대상도 정해져 있습니다. 65세에서 7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환자, 시야 손상이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 시야결손이나 시신경 손상 양상이 전형적인 녹내장과 다른 경우입니다[1].

시신경이나 뇌신경 질환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검사입니다[1]. 병이 더 나빠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일은 아니고, 다른 가능성을 지우는 절차로 보면 됩니다[1].

검사는 누가 언제부터 받아야 하나요?

질병관리청은 녹내장에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이 없으며 조기 검진으로 빨리 발견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리 방법이라고 적습니다[1].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1].

정기 검사가 필요한 경우로 포털이 든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1].

  1. 안압이 높다고 들은 적이 있는 경우
  2. 40세 이상
  3.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는 경우
  4. 당뇨병, 저혈압, 심혈관질환 등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
  5. 근시나 원시, 당뇨망막병증 등 안과 질환이 있는 경우
  6. 스테로이드 약물을 쓰거나 눈을 다친 적이 있는 경우

무엇 때문에 녹내장이 생기는지는 녹내장 원인 글에, 진단 이후의 치료 순서는 녹내장 치료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위 항목에 해당하면서 아직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에서 상담해 보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 어떤 검사를 어떤 간격으로 받을지는 눈 상태를 확인한 담당 의사와 정하면 됩니다[1].


출처

  1.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녹내장
  2. 미국안과학회(AAO), Glaucoma Diagnosis
  3. Kim CS 외, Prevalence of primary open-angle glaucoma in central South Korea: the Namil study. Ophthalmology 2011;118(6):1024-1030
  4. 미국 국립눈연구소(NEI), Get a Dilated Eye Exam

이 글은 질병관리청과 미국 보건당국 공식 자료, 국내 인구기반 역학연구를 근거로 녹내장 검사의 구조를 설명하는 정보이며, 개인의 검사 결과에 대한 해석이 아닙니다. 결과 판독과 검사 계획은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