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근시, 시력교정 수술을 하면 합병증 위험도 줄어드나요?

시력교정 수술은 각막의 굴절력을 바꾸는 수술입니다. 근시의 대부분은 눈의 앞뒤 길이가 길어져 생기고, 합병증 위험은 도수가 아니라 그 길이와 근시 정도에 붙어 있습니다.

시력교정 수술은 각막의 굴절력을 바꾸는 수술입니다[1]. 각막은 눈 앞쪽의 투명한 막이고, 굴절력은 빛이 꺾이는 정도를 말합니다[1].

그런데 근시의 대부분은 각막이 아니라 눈의 앞뒤 길이가 길어져서 생깁니다[1]. 그리고 근시 합병증의 위험은 그 길이가 길수록, 근시가 심할수록 커집니다[2].

그래서 안경을 벗는 것과 눈 속이 안전해지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수술을 받아도 고도근시인 눈에 필요한 정기검진은 그대로 남습니다.

지식iN에는 이런 질문이 올라옵니다.

"고도근시는 망막변리? 녹내장 합병증이 생길수있다는 걸 알게되었는데요ㅜㅜ 실명이란 생각에 무서워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 궁금한게 라식이나 라섹 렌즈삽입술같은 시력교정 수술을 하면 예방될수있는건가요?? ㅠㅠ"

근시는 눈에서 무엇이 달라진 상태인가요?

근시는 물체의 상이 망막보다 앞쪽에 맺히는 굴절이상입니다[1]. 망막은 눈 안쪽에 붙어 빛을 받아들이는 신경 조직이고, 굴절이상은 빛이 망막의 정확한 지점에 초점을 맺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1].

먼 곳이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곳은 잘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1]. 우리나라 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굴절이상이기도 합니다[1].

원인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1]. 눈의 굴절력이 눈 길이에 비해 너무 강한 경우를 굴절성근시라고 하고, 굴절력은 거의 정상인데 눈의 앞뒤 길이가 지나치게 길어 상이 망막 앞에 맺히는 경우를 축성근시라고 합니다[1].

질병관리청은 근시의 대부분이 축성근시라고 적습니다[1]. 눈의 앞뒤 길이를 안축장이라고 부릅니다[1].

국내에서 근시가 얼마나 흔한지는 조사로 나와 있습니다[1]. 제7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5세부터 18세까지의 굴절이상 가운데 근시가 63%로 가장 많았습니다[1].

고도근시는 몇 디옵터부터인가요?

미국안과학회는 6디옵터가 넘는 근시를 고도근시라고 적습니다[4]. 디옵터는 굴절력을 재는 단위입니다[1].

여기서 자주 생기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1]. 시력은 0.1에서 1.0까지의 값으로 표시되고 마이너스로 표시되지 않습니다[1].

안경 처방전의 마이너스는 시력이 아니라 오목렌즈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1]. 마이너스 뒤의 숫자가 클수록 근시가 심하고, -3.00디옵터인 사람보다 -6.00디옵터인 사람이 시력이 더 나쁩니다[1].

연구마다 기준선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도 알아 둘 만합니다. 뒤에 나오는 합병증 위험 수치는 -6.00디옵터 이하를 고도근시로 잡은 연구에서 나온 값입니다[2].

고도근시면 어떤 병의 위험이 얼마나 커지나요?

병마다 커지는 정도가 자릿수 단위로 다릅니다. 2019년 6월 이전에 발표된 연구들을 모아 분석한 메타분석이 근시 정도별로 위험을 계산했습니다[2].

표의 숫자는 오즈비입니다[2]. 오즈비는 어떤 일이 생길 가능성을 두 집단에서 견줘 몇 배인지 나타낸 값이고, 100명 중 몇 명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합병증저도근시중등도근시고도근시
근시황반변성13.57배72.74배845.08배
망막박리3.15배8.74배12.62배
후낭하백내장1.56배2.55배4.55배
핵백내장1.79배2.39배2.87배
개방각녹내장1.59배2.92배 (중등도와 고도를 묶어 계산)2.92배 (중등도와 고도를 묶어 계산)

이 연구에서 저도근시는 -0.5디옵터를 넘고 -3.00디옵터에 못 미치는 범위, 중등도근시는 -3.00디옵터 이하이면서 -6.00디옵터를 넘는 범위, 고도근시는 -6.00디옵터 이하입니다[2].

가장 큰 숫자인 845.08배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폭을 함께 봐야 합니다[2]. 이 값의 95% 신뢰구간은 230.05배에서 3104.34배로, 추정의 폭 자체가 매우 넓습니다[2].

신뢰구간은 참값이 들어 있을 만한 범위를 뜻합니다. 폭이 넓다는 것은 위험이 크다는 방향은 분명하지만 정확한 배수는 확정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2].

망막박리 12.62배와 근시황반변성 845.08배를 나란히 두면 차이가 드러납니다[2]. 고도근시가 위험하다는 한 문장으로 뭉뚱그리면 어느 항목을 더 챙겨야 하는지가 가려집니다.

나이가 붙으면 숫자가 또 달라집니다[2]. 60세를 넘긴 참가자에서 시각장애의 오즈비는 저도근시 1.71배, 중등도근시 5.54배, 고도근시 87.63배였습니다[2].

근시가 심하지 않으면 안심해도 되나요?

저도근시에서도 망막박리 위험은 3.15배였습니다[2]. 후낭하백내장은 1.56배, 개방각녹내장은 1.59배였습니다[2].

같은 연구가 결론에 이렇게 적었습니다[2]. 고도근시가 합병증과 시각장애 위험이 가장 크지만, 저도근시와 중등도근시에도 상당한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2].

미국안과학회도 근시가 있는 사람은 망막박리 위험이 더 높다고 적습니다[4]. 심한 근시인 사람은 녹내장과 백내장을 비롯한 눈 질환의 위험도 더 높다고 적습니다[4].

숫자가 몇 배라는 말은 원래 위험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체감이 달라집니다. 드문 병의 3배와 흔한 병의 3배는 실제로 만나는 사람 수가 다릅니다.

시력교정 수술을 하면 이 위험이 줄어드나요?

질병관리청이 적은 각 수술의 정의를 보면 무엇을 바꾸는 수술인지 알 수 있습니다[1]. 라식과 라섹은 엑시머레이저로 각막의 만곡도를 변화시켜 각막의 굴절력을 줄이는 수술입니다[1].

만곡도는 각막이 굽은 정도를 말합니다[1]. 렌즈삽입술은 본인의 수정체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굴절이상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눈 안에 넣는 수술입니다[1].

세 수술 모두 빛이 꺾이는 정도를 바꿉니다[1]. 길어진 안축장을 줄이는 수술은 여기에 없습니다[1].

한편 합병증 위험은 안축장과 근시 정도에 붙어 있습니다[2]. 메타분석은 시각장애 위험이 안축장이 길수록, 근시 정도가 심할수록, 60세를 넘길수록 강하게 관련됐다고 보고했습니다[2].

미국안과학회 페이지도 근시 진행 억제를 설명하면서 눈이 길어질수록 근시가 나빠진다고 적습니다[4]. 다만 이 페이지는 굴절교정수술이 합병증 위험을 바꾸는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습니다[4].

정리하면 도수를 지우는 것과 눈의 구조를 되돌리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수술로 안경을 벗은 뒤에도 망막과 시신경 검사는 계속 필요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수술 뒤에는 본인의 근시 도수가 얼마였는지를 기억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안경을 벗고 나면 검사 없이는 원래 도수를 알기 어렵고, 그 값이 위험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2].

근시는 언제까지 진행하나요?

신체 성장이 멈추는 18세에서 20세까지 근시의 마이너스 도수가 점차 증가합니다[1]. 몸이 자라면서 눈도 함께 자라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입니다[1].

그래서 아이의 안경 도수가 올라가는 것 자체는 안경 탓이 아닙니다[1]. 질병관리청은 근시 진행이 대부분 아이의 자연적인 성장과 관계되어 발생한다고 적고, 3개월에서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권합니다[1].

성인이 되어 근시가 새로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1]. 다만 백내장 같은 질환 때문에 근시가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멀리 있는 사물이 흐릿해지면 진료를 받아 보는 편이 좋습니다[1].

세계적으로는 근시가 늘고 있습니다[3]. 145개 연구와 참가자 210만 명을 모은 분석은 2000년에 근시 인구가 14억 6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22.9%였다고 추정했습니다[3].

같은 분석의 2050년 예측치는 47억 5,8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49.8%입니다[3]. 이 논문은 고도근시를 -5.00디옵터 이하로 정의했고, 그 기준으로 2000년 2.7%에서 2050년 9.8%로 늘어난다고 봤습니다[3].

근시 진행을 막는 방법이 있나요?

질병관리청은 근시 발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억제하는 방법에 관한 정설은 아직 없다고 적습니다[1]. 확실히 밝혀진 것은 과도한 근거리 작업이 안구 길이를 길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1].

야외 활동이 많을수록 근시 진행이 덜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유소년기의 야외활동이 권장됩니다[1]. 아트로핀 안약과 각막교정렌즈도 진행 억제 방법으로 언급됩니다[1].

아트로핀은 조절마비용 안약이라 동공이 커져 눈부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1]. 정밀 검사 후 처방을 받아야 하고 부작용 확인을 위한 정기 검사가 필요합니다[1].

각막교정렌즈는 통상 -6.00디옵터 이내의 근시에 유용하고, 착용을 중단하면 각막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옵니다[1]. 아이의 근시 진행 억제를 놓고 각막교정렌즈를 고민하고 있다면 드림렌즈를 끼우면 아이 근시가 정말 덜 나빠지나요?에 근거의 강도를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미 성인이라면 이 방법들의 대상이 아닙니다. 성인의 근시는 대개 진행이 멈춘 상태이고, 남는 과제는 도수를 낮추는 일이 아니라 이미 길어진 눈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일찍 찾는 일입니다[2].

고도근시인데 무엇을 챙기면 되나요?

질병관리청은 근시 자체보다 단순한 근시라고 생각하고 무시했다가 다른 안과 질환을 놓치는 경우가 문제가 된다고 적습니다[1]. 위험이 커지는 병들이 초기에 증상을 잘 내지 않는다는 점도 겹칩니다.

메타분석에서 위험이 크게 올라간 항목은 근시황반변성, 망막박리, 백내장, 개방각녹내장이었습니다[2]. 이 가운데 망막과 시신경 문제는 눈 안쪽을 들여다보는 검사로 확인합니다.

증상이 생겼을 때 미루지 말아야 하는 신호도 있습니다. 갑자기 날파리 같은 점이 늘거나, 번쩍이는 빛이 보이거나, 시야 한쪽이 커튼처럼 가려지면 망막박리의 응급 신호일 수 있습니다.

증상별 대응은 망막박리 증상, 왜 아프지도 않은데 응급일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근시 도수가 얼마인지, 검사를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는지는 눈마다 다릅니다. 본인의 도수와 안축장, 망막과 시신경 상태를 확인한 다음에 안과 전문의와 검진 간격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1.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굴절이상(근시, 원시, 난시)
  2. Haarman AEG, Enthoven CA, Tideman JWL, et al. The Complications of Myopia: A Review and Meta-Analysis. 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2020;61(4):49.
  3. Holden BA, Fricke TR, Wilson DA, et al. Global Prevalence of Myopia and High Myopia and Temporal Trends from 2000 through 2050. Ophthalmology. 2016;123(5):1036-1042.
  4.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Nearsightedness: Myopia

이 글은 질병관리청 공개 자료와 미국안과학회 공개 자료, 동료심사 학술 문헌을 근거로 한 일반 정보입니다.